삼성전자 '뮤직프레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뮤직프레임'. (사진=삼성전자)

개인의 취향을 담아 집 안 인테리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 흐름이 오디오에도 적용됐다. 2015년 고급 가구를 연상시키는 차별화된 디자인의 '더 세리프'를 시작으로 라이프스타일 TV라는 제품군을 확대해 온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액자형 디자인을 도입한 오디오 신제품 '뮤직 프레임'을 선보였다. 커스터마이즈(개인화)와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라이프스타일 경향을 충실히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라이프스타일 가전은 소비자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영역을 읽어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가전'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해당 영역에는 LG전자가 앞선다고 평가받는다. 의류관리기(스타일러)의 성공 이후 수제맥주제조기와 식물관리기 등 완전히 새로운 제품 영역을 도전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TV를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인 삼성전자는 뮤직프레임과 같은 제품, 서비스 발굴을 지속할 전망이다.

 

액자에 숨은 고성능 오디오 '뮤직프레임'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뮤직프레임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4'에서 처음 공개됐고, 이달 국내에 출시됐다. 출고가는 59만9000원이다.

뮤직프레임의 가장 큰 특징은 액자형 디자인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스피커는 일반적으로 사각형 박스 혹은 원통 형태다. TV와 연동하는 사운드바는 양옆으로 긴 '바' 모양이다. 뮤직프레임은 이러한 일반적인 스피커의 디자인을 따르지 않는다. 얼핏 보면 그냥 액자처럼 보인다.

액자는 원하는 위치에 걸어두거나, 탁자 위에 놓인다. 액자 안에 개인의 취향에 맞는 그림이나 사진을 넣으면 인테리어 효과도 준다. 뮤직프레임이 갖는 디자인의 강점도 비슷하다. 스피커가 아닌 액자처럼 보이기 때문에 집안 어디에 둬도 인테리어와 잘 어울린다. 갖고 있는 사진을 뮤직프레임에 끼우거나 전면을 채우는 전용 '아트패널'을 삼성전자를 통해 제작하면 나만의 외형을 갖는다. 다만 뮤직프레임 아트패널은 7만3000원을 별도로 구입해야한다. 또 제품 무게가 약 5킬로그램(㎏)에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35.3센티미터(㎝), 36.48㎝ 정도로 크기가 작지 않아 탁자 위에 올리기보다는 벽에 걸어 놓는 게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뮤직프레임이 액자처럼 집안 어디에나 놓이는 만큼 삼성전자는 어디서나 균일한 음향을 출력하는 데 신경을 썼다. 고, 중, 저 등 각 음역대를 담당하는 스피커가 2개씩 총 6개가 소리를 어떤 각도에서 들어도 균일하게 퍼트리고 내장마이크가 공간에 맞춰 음향을 최적화한다.

삼성전자의 연결성 기능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즈'에 뮤직프레임을 등록하면 집안의 다른 기기를 제어하는 허브가 된다. 삼성전자 TV와 연동했을 때 TV와 함께 입체적인 소리를 구현하는 '큐심포니' 기능을 지원한다.

 

'신가전 경쟁'…TV는 삼성, 가전은 LG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사진=삼성전자)

뮤직프레임은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오디오로 확장하면서 탄생했다. 이날 설명을 담당한 최신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파트장은 "'더 프레임'이 출시될 때 TV지만 TV가 아닌 것 같은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만들었는데, 뮤직프레임은 오디오에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TV 제품군에 2016년 처음 공개한 더 세리프를 비롯해 액자형 디자인을 적용한 '더 프레임', 화면이 세로로 회전하는 '더 세로' 등 다양한 모델을 갖췄다. 더 세리프는 가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더 프레임은 액자처럼 베젤이 교체되며,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예술작품을 띄워주는 기능이 있다. 더 세로는 화면이 세로로 돌아가는 만큼 스마트폰 콘텐츠 시청이 최적화된 제품이다. 이밖에 실외용 TV인 '더 테라스', 고성능 프로젝터인 '더 프리미어', 가벼운 무게로 집 밖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가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제품군에 포함된다.

라이프스타일 TV는 삼성전자의 주력 TV인 '네오(Neo) QLED'나 'OLED'와 함께 높은 판매량을 구가한다. 경쟁사인 LG전자 역시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브제컬렉션 포제'나 '스탠바이미' 같은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TV와 달리 가전 영역에서는 LG전자의 신가전이 약진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LG전자는 '스타일러'를 가장 먼저 출시하며 의류관리기라는 새로운 가전 시장을 열었다. 이러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가습기에 공기청정기를 더한 '하이드로타워', 탁자형 디자인의 공기청정기인 '에어로퍼니처' 등 신개념 가전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로 인기몰이를 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제품인 '비스포크 AI 콤보'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LG전자는 이밖에 수제맥주제조기인 '홈브루', 식물을 재배하는 '틔운' 등 완전히 새로운 가전도 다수 내놨다.

삼성전자는 신가전이 등장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때야 신제품을 내놓는 경향이 나타난다. 의류관리기인 '에어드레서'가 대표적이다. 다만  신발관리기 영역에서는LG전자보다 앞서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외 가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시장을 창출하려는 제조업체들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가전은 대체제가 없어 보통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출시되는 만큼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려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사업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에 한정되지 않고 가전 영역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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