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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의 종말

  도안구 2008. 12. 03 뉴스와 분석 |

한국오라클 표삼수 사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의 외국계 IT 지사장 역할을 마치고, 조만간 학계로 돌아갈 것 같다.

한국오라클 사장으로 공식적으로 기자와 만나는 마지막 만남이었을지도 모르는 자리에서 표삼수 사장은 “이제 소프트웨어의 종말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의 종말이라니? 무슨 소릴까?

oraclekoreaceo081204표 사장이 밝힌 소프트웨어의 종말은 관련 산업이 종말을 고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기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현재 IT 각 분야가 바로 이런 상황으로 기존 업체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필요하면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합병해 빈틈을 메운다.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초기 시장처럼 역동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이런 글로벌 SW 기업들간의 경쟁만이 남아 있을 뿐이라는 진단은 외견상 분명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와 만남을 뒤로 하고 대형 SW 업체들이 인수한 리스트를 자료를 찾아봤다. 상당히 놀라운 수치가 나타났다.

오라클은 2005년부터 2008년 3월까지 40개 업체를 인수했다. 피플소프트와 시벨, BEA시스템즈가 오라클에 인수된 업체들이다. 오라클은 또 통신 산업에서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을 인수했고, 최근엔 각 산업별 업체들을 인수하고 있다.

인수합병하면 IBM을 빼 놓을 수 없다. IBM은 90년대 로터스와 티볼리를 인수했고, 2001년 DB업체인 인포믹스를 품에 안았다. 2000년대 들어 50여 업체를 인수해 막강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HP 또한 최근 인수한 EDS를 비롯해 2000년 대 들어 최근까지 37개 업체를 인수했다.

SW 1위 마이크로소프트는 1994년~2008년 8월까지 104개의 업체를 인수합병했다. 2000년대 들어서 62개의 업체를 인수하는 등 최강의 식성을 보이고 있다.

웬만큼 알만한 전문 SW 업체들은 대형 SW 업체들의 먹이가 됐다.

시장이 고착화되는 상황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지만 가능성이 아예 안보이는 것도 아니다. 표삼수 사장은 “서비스 쪽에서 새로운 기회가 도래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게임의 룰 자체를 바꿔버린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메일부터 시작해서 오피스 제품군으로 조금씩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오픈오피스 계열의 썬의 스타오피스나 IBM의 심포니가 생각해 내지 못한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하고 있다.

최근 큐브리드는 네이버라는 국내 최고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DBMS를 오픈소스화했다. 온라인 서비스에 최적화된 검증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물론 기존 판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업체도 있다. 티맥스소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WAS로 시작해 DB, ERP, 프레임워크 시장에 뛰어들었고 운영체제 시장에도 발을 담글 태세다. 무모한 도전이 될지 무한도전으로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선 업체들의 새로운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이들의 도전에 새삼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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