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케미칼.)
▲ (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이 백신사업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해 자본금을 조달한 이후 계속해서 주주환원 정책 요구에 맞닥뜨리고 있다. 실적이 좋고 전망이 밝은 백신사업 덕분에 SK케미칼의 주가가 올랐는데, 이를 물적분할한 뒤 중복 상장했기 때문이다.

2일 SK케미칼 지분 0.53%를 보유한 안다자산운용은 "SK디스커버리가 대주주로서 SK케미칼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공개매수를 선택한 것은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공개매수 가격이 적정 주가인 25만원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안다자산운용은 공개매수 적정가격으로 15만원을 제시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1일 SK케미칼 지분 5.22%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매수가격은 10만8800원으로 매수가 끝나면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지분율은 36.56%에서 41.77%로 확대된다. 다만 안다자산운용이 제시한 15만원과는 4만1200원이나 금액 차이가 난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시킨 이후 끊임없이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2월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Metrica Partners)도 주주서한을 보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50.1%까지 낮추고, SK케미칼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안다자산운용도 올 1월 훼손됐으니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장기적 성장 로드맵을 마련하라는 주주서한을 보냈으며, 최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10% 정도를 일반 주주들에게 현물배당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SK디스커버리가 SK케미칼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이러한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했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시장 가격에 맞춰 기존 SK케미칼 주주들의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케미칼이 공시한 1주당 10만8800원의 가격은 1일 종가 9만4600원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안다자산운용의 주장은 SK케미칼의 주가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8조7150억원으로 집계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18%를 보유하고 있는 SK케미칼의 시총은 최소한 8조7150억원의 68.18%인 5조9000억원은 되어야 하는데, 현재 시총은 1조8326억원에 불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하지 않고 그냥 보유하고 있었다면 SK케미칼의 주가가 더 높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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