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의 해외 게임 매출 규모가 올 상반기 처음으로 국내를 앞지르는 '매출 역전' 현상을 보였다. 이는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킹덤'의 신규 서비스 지역을 늘리는 등 해외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기간 데브시스터즈의 국내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데브시스터즈 '국내-해외' 게임 매출 추이. (자료=안신혜 기자)
▲ 데브시스터즈 '국내-해외' 게임 매출 추이. (자료=안신혜 기자)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데브시스터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데브시스터즈는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469억원과 6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데브시스터즈의 '매출 역전' 현상은 쿠키런: 킹덤의 해외 진출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앞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월 출시한 쿠키런: 킹덤이 흥행하자, 서비스 지역을 글로벌로 확대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쿠키런: 킹덤의 글로벌 마케팅에 돌입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데브, 해외 다지기 계속
데브시스터즈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 결과, 지난해 3분기와 연간 실적 기준 데브시스터즈의 해외 매출(비중)은 각각 846억원(31%)과 1553억원(42.3%)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쿠키런: 킹덤이 출시된 지난해 1분기만 해도 데브시스터즈의 해외 매출 비중이 28%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높은 성장폭을 기록한 셈이다. 

▲ 데브시스터즈 올해 상반기 게임 매출 세부 내용. (자료=데브시스터즈 상반기 IR 자료 갈무리) 
▲ 데브시스터즈 올해 상반기 게임 매출 세부 내용. (자료=데브시스터즈 상반기 IR 자료 갈무리) 
쿠키런: 킹덤의 해외 진출은 해당 게임이 출시 1년 후 매출 하향 안정화에 접어든 시기에 도움이 됐다. 모바일 게임은 시간이 지날 수록 출시효과에 따른 매출 상승폭이 점차 낮아지는 하향 안정화 시기에 접어드는데, 쿠키런: 킹덤의 경우 서비스 지역을 다각화하면서 감소폭을 낮출 수 있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앞으로도 해외 기반 다지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상반기 실적 발표 당시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은 하반기 대규모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 인지도 증대 및 글로벌 유저 유입 부스팅에 나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로터> 취재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의 해외 진출지였던 일본, 태국을 비롯해 중국(번체), 스페인,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해외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해당 직군의 담당 업무도 △IP 사업 담당 △커뮤니티 및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매니저 등으로 다양하다. 해외 인지도를 넓히면 해외를 타깃으로 준비 중인 신규 프로젝트가 현지에 안착하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데브시스터즈 자회사가 개발 중인 '데드사이드클럽'이나 실시간 배틀 아레나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장르로 알려져 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블로터>에 "해외 진출을 열어만 놓는다고 해서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은 국내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작업부터 서비스 활성화, 마케팅 등까지 글로벌 시장에 대한 분석 작업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인력을 꾸준히 충원 중"이라고 전했다. 

남은 과제는?…'국내 매출'과 '마케팅 비용'
다만 감소하고 있는 국내 매출은 데브시스터즈의 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해외 시장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데브시스터즈의 전체 게임 매출액은 지난해 1998억원에서 올해 1123억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72% 비중에 달했던 데브시스터즈의 국내 게임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2분기, 상반기 각각 41.3%, 42.3, 41.7% 줄었다.

▲ 데브시스터즈가 개발 중인 신규 프로젝트. (자료=데브시스터즈 상반기 IR 자료 갈무리) 
▲ 데브시스터즈가 개발 중인 신규 프로젝트. (자료=데브시스터즈 상반기 IR 자료 갈무리) 
해외 지역 투자로 발생하는 '로컬라이징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분기 매출액 533억원, 영업손실 22억원, 당기순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시기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 매출 하향 안정화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12.2% 감소한 데다, 기존 및 신규 개발 프로젝트 확대에 따른 인건비와 해외 공략을 위한 로컬라이징 비용이 추가되면서 적자전환했다. 여기에 해외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신작 프로젝트 출시 일정까지 더해질 경우, 해당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블로터>에 "마케팅 비용 지출의 경우 향후 성장폭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며 "쿠키런: 킹덤을 필두로 해외 저변 확대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출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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