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지난달 인수한 여성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발판삼아 쇼핑 사업을 키운다. 해외로도 발을 넓힌다. 6일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지그재그를 통한) 글로벌 확장 계획도 있다”며 합병을 계기로 카카오가 기대하고 있는 상승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카카오가 패션 앱 인수한 이유

앞서 이베이코리아의 인수·합병(M&A) 후보로 떠올랐던 카카오는 지난달 발길을 돌려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 인수를 결정했다. ①커머스 분야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②수요·규모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 ③후발주자인 카카오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쿠팡·네이버 등 경쟁사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축이고, 모바일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강점을 갖춘 지그재그가 카카오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됐다.

지난 2015년 크로키닷컴이 선보인 지그재그는 온라인 쇼핑몰 4000여곳 등을 모아서 보여주는 모바일 패션 앱이다. 작년 매출은 400억원, 거래액은 7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연거래액 1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로 개인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지그재그는 올해 매출 7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미지=지그재그)
▲ △지그재그는 올해 매출 7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미지=지그재그)
몸집 키우고, 판도 키우고

카카오가 지그재그 인수로 기대하는 상승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광고판’ 삼아 지그재그의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그재그는 2019년 기준 월이용자수(MAU) 30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누적 다운로드는 2000만건으로 집계됐다. 배 부사장은 “우선 카카오톡 안의 다양한 지면·도구를 활용해 지그재그가 가진 패션 콘텐츠를 카톡 이용자에게 선보여 지그재그로의 유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글로벌 사업 확장’이다. 지난 1월 출범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 매니지먼트 7개사와 음악 레이블 4개사를 비롯해 다수 드라마·영화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카카오는 지그재그의 사업역량을 자사의 기술력·엔터테인먼트 자산과 연계하면 영토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배 부사장은 “한국의 패션·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이 있는 영역인 만큼 인수 이후 카테고리(품목) 확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확장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연예인 등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얻고 있고 패션·뷰티 부문도 이러한 영향을 밀접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그재그로 인해) 글로벌에서 커머스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카카오는 올해 해외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를 차지하는 원년이 될 거라 자신했다. 이 회사는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매출원의 글로벌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지그재그도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이미지=카카오)
▲ △이날 카카오는 올해 해외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를 차지하는 원년이 될 거라 자신했다. 이 회사는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매출원의 글로벌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지그재그도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이미지=카카오)
마지막으로 카카오는 지그재그 인수가 카카오톡 트래픽에도 호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하반기부터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에 업종별 맞춤 기능을 추가하고, 품목별 파트너도 늘려갈 계획이다. 이때 패션영역에서 지그재그가 확보한 4000여개 판매자 집단과 톡채널이 연동되면 톡채널 파트너 수·트래픽이 가파르게 증가하게 될 거라는 예상이다.

크로키닷컴 인수가격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배 부사장은 “인수구조는 지분을 현금 취득하는 구조가 아니라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떼어내 크로키닷컴 각각의 사업가치를 측정해 합병비율을 결정했고, 그 결과 카카오가 크로키닷컴의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1일 출범하는 합병 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다.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가 수장을 맡는다.

한편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전년동기 대비 45% 늘어난 1조25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79% 늘어난 1575억원을 거뒀다. 카톡 광고·선물하기·톡스토어 등 커머스 부문을 포함한 톡비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한 36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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