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캐스트 ‘꿀꺽’했더니…소화불량 걸린 언론사닷컴
2009. 01. 05 뉴스와 분석 |
새해다. 모두들 희망차 보이지만, 언론사닷컴 사정은 달랐나보다. 평온한 웹사이트 화면 뒤편에선 한바탕 전쟁을 치른 모양새다. 1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진원지다.
뉴스캐스트는 언론사닷컴이 네이버 메인화면에서 직접 편집·발행하는 뉴스 서비스다. 36개 언론사가 자사 뉴스를 선택해 올리면 네이버 초기화면 ‘뉴스박스’에 노출되는 방식이다. 네이버 이용자는 초기화면에 노출될 언론사를 직접 선택하면 된다. 따로 지정하지 않으면, 36개 언론사 뉴스가 무작위로 돌아가며 노출된다.
뉴스캐스트는 ‘포털인 네이버가 언론사인 양 편집권을 행사한다’는 비판에 대한 네이버의 대답이다. 언론사더러 직접 뉴스를 고르고 올리라는 얘기다. 이용자가 뉴스를 누르면 해당 언론사 기사 페이지로 직접 이동한다. 이른바 ‘아웃링크’ 방식이다.
뉴스캐스트 이전과 이후 변화는 무엇인가. 네이버는 뉴스 취사·편집권을 내놓았다. 뉴스가 노출되는 공간과 서버만 제공한다. 언론사닷컴은 이전까지는 네이버 뉴스 DB로 기사를 전송하면 끝이었지만, 이젠 뉴스박스에 노출될 기사를 직접 선택하고 노출용 기사 제목도 스스로 달아야 한다. 메인화면에 자주 노출되는만큼 해당 기사를 타고 들어오는 방문자수도 늘어나게 된다. 약간의 번거로움과 수고를 감수하는 대신 트래픽을 가져가는 구조다. 내용과 동떨어진 선정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이른바 ‘낚시질’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언론사닷컴이 진다.
다시, 새해다. 궁금해진다. 뉴스캐스트 효과는 어떨까.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데다 중간에 휴일도 끼어 있었음에도, 뉴스캐스트 후폭풍은 벌써부터 심상찮다. 각 언론사닷컴마다 네이버 뉴스박스를 타고 흘러들어온 방문자수를 감당하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이다. 어느 정도의 트래픽 증가는 예상했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이었나보다.
예컨대 미디어 비평 전문 A 언론사는 뉴스캐스트 서비스 첫날 트래픽이 평소보다 7배나 늘었다. 고정 노출이 아닌, 무작위 노출 방식이라 이 정도의 방문자 폭주까진 예상하지 못했단다. 문제는 짧은 시간에 방문자가 몰리는 ‘순간 트래픽’이다. 실제로 A 사이트는 평소 하루 방문량이 1시간만에 몰리는 ‘트래픽 폭탄’을 맞기도 했다. 십중팔구 서버는 녹다운된다. A 사이트는 부랴부랴 임시 서버를 추가했지만, 방문객은 하루종일 기사를 열어보기도 쉽지 않았다. “저가 서버 업체들이 대거 망하는 바람에, 1천만원짜리 서버를 증설해야 할 형편”이라는 게 A 사이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IT전문 인터넷신문인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B 사이트는 뉴스박스 기사를 눌렀을 때 뜨는 화면을 자사 뉴스 페이지가 아닌, 네이버 뉴스 페이지로 임시로 바꿨다. 쏟아지는 ‘트래픽 폭탄’을 감당하지 못해 긴급 처방을 내린 것이다. 앞서 전쟁을 치른 A 사이트를 포함해, C일보 등 일부 언론사닷컴이 새해 벽두부터 이같은 임시 처방을 내렸다. 뉴스캐스트 서비스 초기, 메이저 언론사는 2~3배, 중소규모 인터넷 매체는 3~10배 가까이 트래픽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언론사닷컴에선 어떤 이득이 있는 것일까. 인터넷 뉴스사이트 입장에서 트래픽은 곧 돈이다. 이건 지금까지 의심 없는 공식이었다. 방문객과 페이지뷰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많은 광고를 더 쉽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경기는 곤두박질치고 광고주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언론사닷컴은 웹사이트 유지·관리에 들이는 비용보다 트래픽으로 거둬들이는 이득이 많이야 장사가 된다. 뉴스캐스트가 과연 이문을 남겨줄까. 의문이다.
뉴스캐스트는 제목을 누르면 해당 기사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언론사닷컴 전체 트래픽은 늘겠지만, 초기화면 방문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언론사닷컴 입장에선 가장 몸값이 높은 초기화면 광고 유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트래픽이 함께 증가한다. 트래픽 총량은 늘어나더라도, 개별 언론사 방문 순위가 순식간에 뒤집히진 않는다. 더구나 광고업계 현실을 아는 이라면, 광고 배정이 단순히 트래픽 기준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다 안다.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 뒤에 숨은 복잡한 이해관계를 외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많이 본 풍경 아닌가. 네이버가 주요 언론사닷컴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웃링크’ 방식으로 기사를 노출시켰을 때 말이다. 결과는 어땠는가. 트래픽은 늘었지만, 언론사닷컴이 그만큼 수익을 가져갔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더구나 뉴스캐스트는 기사 아웃링크 정책보다 파괴력이 크다. 네이버 메인화면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이다. 당장 며칠동안이나마 그 위력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모양새다. 언론사닷컴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사닷컴은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서 말한 A 사이트는 올해 웹사이트 관리 비용이 지난해보다 7배 정도 늘어날 걸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뉴스캐스트 참여를 포기할 수도 없다. 치열한 경쟁에서 나 홀로 유유자적하려면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종이값 아깝다고 정기구독자를 포기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뉴스캐스트에 참여하는 언론사닷컴 소속 한 기자의 푸념은 2009년 언론사닷컴의 현 상태를 정확히 대변한다. 뉴스캐스트를 삼키긴 했는데, 아직은 소화불량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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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욱
asadal입니다. '우공이산'(http://asadal.bloter.ne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사회적 웹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오픈소스, CCL 등을 공유합니다. asadal@bloter.net |








2009-01-05 at 4:04 오후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그만 님의 블로그였던가요? 가물가물) 뉴스캐스트가 오픈하면 각 언론사들이 트래픽 증가로 인해 지불해야할 비용이 크게 늘텐데, 그에 대한 대비는 분명하지 않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는데, 사실로 드러났군요.
답글
2009-01-05 at 4:15 오후
늘어나는 트래픽을 어떻게 감당할 지는 표면적인 문제일 겁니다. 트래픽의 교환가치를 어떻게 극대화하느냐가 진짜 숙제이겠지요.
답글
2009-01-05 at 4:39 오후
고민거리입니다. 개인적으론 일정 수준의 이상의 트래픽이 온라인미디어에겐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사달님 말대로 그것의 가치를 어떻게 극대화하겠느냐 하는게 중요할텐데요, 다음에 한번 이거와 관련해 글을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답글
2009-01-05 at 5:05 오후
묘책 있으면 귀띔 좀 해주세요. 꼭!
글도 기대하겠습니당.
답글
2009-01-05 at 5:29 오후
네오비스의 생각…
뉴스캐스트 ‘꿀꺽’했더니…소화불량 걸린 언론사닷컴, 포털 사용자의 특성상 링크에 걸린 해당 뉴스만 볼 것이다. 이로 인해 1 UV당 PV가 지극히 낮은 수준이 된다면 언론사닷컴은 소화불량을 넘어 체하는 겪이 되지 않을까?…
2009-01-05 at 5:50 오후
뜨거운 감자마냥 먹기도 못하는 셈이군요 ; 일부 중소 언론사의 경우 다시 네이버 페이지로 넘기는 것이 차라리 현명할 수도 있겠네요 .
답글
2009-01-05 at 5:54 오후
짐작컨대, 서버나 회선을 증설해서라도 자기네 웹사이트로 들어오도록 할 겁니다. 그래야 새로운 기회에 대한 희망이라도 생기니까요. 네이버 페이지로 넘기는 건 임시방편일 겁니다.
그나저나, 별일 없으시죠 cristofori님.
새해 복 흠뻑 받으세요~
답글
2009-01-05 at 9:15 오후
개인 블로거인 저도 초기에 다음블로거뉴스에 웹툰을 몇개 올렸다가
트랙픽 폭탄으로 몇시간만에 사이트가 폭발(?)했습니다. 설치형의
비애지였습니다. 부랴부랴 서버의 트랙백만 대거 늘린 사양으로 이전
했지만 그뒤에 그런일 별로 없다는….OTL
이후에 모메타블로그에 전체공개방식의 데이타 제공을 했다가 방문자
없이 링크만으로 자폭한적이 있었습니다. 헉
저같은 소형블로그도 버리지도 삼키지도 못하는 유혹에 고민하는데
하물며 언론사야 말할 것도 없겠지요. ^^
재미있는 기사네요.
블로터분들 그리고 독자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답글
2009-01-06 at 10:48 오전
어차피 모두 예상을 하고는 있지만, 중소형 언론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지요.
언론사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덜고자 하는 네이버와 네이버에 빼앗긴 트래픽을 찾아오고자 하는 언론사 간의 적절한 조화이기는 하나, 결국 장기적인 이익은 네이버가 갖는 그러한 선택입니다. 뉴스캐스트는.
그리고 소형 언론사 몇군데는 뉴스캐스트에 노출되지 않아 망하겠지요.
답글
2009-01-06 at 10:53 오전
음…기대되는군요….뉴스캐스트도 오픈캐스트도….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지켜보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답글
2009-01-06 at 11:20 오전
저도 쩜쩌미님 말씀대로 길게 보면 네이버에게 이득이 되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주요 요구를 수용한 마당에, 언론사닷컴도 새로운 요구를 할 명분도 딱히 없는 모양새이고요. 뉴스캐스트에 참여하면서도 뒤끝이 개운치 않은 이유일 겁니다.
정작 논란은 오픈캐스트에서 발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이버가 언론사닷컴은 이길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이용자를 이기긴 힘들 테니까요.
답글
2009-01-06 at 10:34 오후
네이버 오픈캐스트는 그동안 왜곡되었던 포털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 입니다.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순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언론사와 이용자의 몫이기도 합니다.
답글
2009-01-07 at 10:04 오전
손해보지 않는 네이버 뉴스캐스트, 우왕좌왕 언론사…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관련한 소식을 좀 전하려고 했는데 마침 제가 알려드리려던 내용이 다 포함돼 있는 기사가 있어서 대신합니다. ▶네이버 뉴스 개편후 `더 바빠졌다` [이데일리] 뉴스캐스트를 실시하면서 엄청난 트래픽 폭탄을 맞고 있는 언론사들이 행복한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당장 자기쪽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트래픽을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하는 행태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뉴스캐스트에 대한 언론사들의 어뷰징 행위와 이에 대한 반성을 …
2009-01-07 at 1:32 오후
미디어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함을 다시끔 느끼게 하는 기사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새해 더 멋진 기사 많이 기대하겠고요. 조만간 뵙죠~
답글
2009-01-09 at 11:50 오전
주간 블로고스피어 리포트 105호 - 2009년 1월 2주…
주간 블로고스피어 리포트 105호 - 2009년 1월 2주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방문(구독)해주시는 분 모두 올 한 해 건강하고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주요 블로깅 : 세계 최대 美 가전박람회 CES 2009가 개막했습니다. 간추린 소식이 계속 전해지는군요. 뉴스캐스트 ‘꿀꺽’했더니…소화불량 걸린 언론사닷컴 : 네이버의 뉴스 캐스트 정책 실시 이 후, 쏟아지는 트래픽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언론사닷컴의 모습을 묘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