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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분야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건?

  도안구 2008. 04. 01 사람들 |

“8년 동안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여성 개발자나 나이 든 개발자를 찾기 힘듭니다. 이거 하나만 해왔는데 나중에도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프로그래밍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제가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올해 4학년으로 취업을 해야 하는데 제가 닮고 싶은 ‘롤 모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매니저가 되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나요? 팀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나요?”


“결혼이나 출산이 두려워집니다. 출산을 하고 나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3월 28일 금요일 오후 7시 반. 여성 IT 종사자 70여명이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 서관 5층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리얼라이징/포텐셜 룸을 가득 채우고 선배들에게 자신들이 고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여자개발자모임터(Beautiful Developer http://cafe.naver.com/womendevel)가 마련한 제 2회 릴레이 세미나로 ‘Women in Technology ? IT여성으로서의 커리어 관리와 리더십 함양에 대한 간담회’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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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사로 나선 이들은 김지영 소프트웨어연구소 HED 팀 수석연구원(왼쪽)과 조인순 고객기술지원부 개발 툴 팀 팀장(가운데), 김문정 소프트웨어연구소 오피스 팀 수석연구원(오른쪽)으로 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중인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선배 여자 IT맨들이었다.

여자개발자모임터는 2월부터 릴레이 세미나를 시작했고, 이번이 두번째다. 


김밥으로 요기를 했지만 질문들은 그리 간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각자 소개를 하면서 오늘 왜 이 모임에 참석을 했는지 저마다의 고민거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참석한 이들이 각자 자기소개와 이날 참석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시간이 끝난 것은 8시 15분경. 설마 저 많은 참가자들이 다 인사는 하지 않겠지 했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고, 모두들 각자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참석자들의 고민이 쏟아지고 나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선배 3명이 앞에 자리를 잡았다. 선배 3명과 70여명의 후배들은 저녁 9시30분까지 서로의 고민과 나름대로의 경험담을 뜨겁게 나눴다.


여자개발자모임터가 마련한 행사였고, 관련 분야에서 몸담고 있는 여자 선배들이 조언을 하는 자리였지만 막상 그들의 고민을 듣다보니 서로 일하는 직군만 다를 뿐 대부분의 직장인이나 취업 준비생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글을 쓰고 있는 기자 또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선배로 나선 이들은 한결같이 “평일 오후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참석할 줄 몰랐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자리 자체에 나온 것 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한 이들을 격려하면서 나름대로의 경험담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를 지원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유현경 차장은 “현직에서 여러분들과 동일한 고민을 해왔고, 여전히 그런 고민을 하면서도 자신의 일에 충실한 선배들을 모셔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여러분들에게 더 다가갈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들의 고민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질문 : 10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해 오고 계신데 중간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지영 소프트웨어연구소 HED 팀 수석연구원(이하 김지영 부장) :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여자라서, 여자니까라는 것이었습니다.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일했습니다. 일도 재미있었지만 정말 독하게 일했습니다. 큰 아이 임신했을 때 한달에 4번밖에 집에 못들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동료들이 이러다가 큰 일 난다고 등을 떠밀어 할 수없이 집에 간 적도 있었습니다.

‘네가 여자니까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동료들이나 상사가 못하게끔 했습니다. 오히려 ‘여자니까 더 좋구나’ 이런 생각이 들도록 노력했습니다. 어려움 없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운도 실력이라고 봅니다. 운이 왔을 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실력과 운 자체를 잡을 수 있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벤처 기업 3년 동안 많은 경험을 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개발 팀에 이렇게 다양한 직종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코딩, 테스팅, 기획 등등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이들이 팀웍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테스팅을 정말 귀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힘이라고 생각되구요. (누가 마이크로소프트 팀원이 아니라고 할까봐. ^.^)


조인순 고객기술지원부 개발 툴 팀 팀장(이하 조인순 부장) : 기억 나는 몇번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일을 찾아서 해결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누가 가르쳐주고, 언젠가 훌륭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라고 도와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매일 매일 사표를 언제 낼지 다니면서 버티다가 때려치웠습니다. 아니다 싶을 때는 회사를 옮기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도 있고, 나에게 맞는 일을 찾을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다음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들어와서 1년반 정도 힘들었습니다. 할 일이 너무 많았고, 너무나 경쟁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경쟁하면서 발전한다지만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저에게는 극복하기 힘든 환경이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일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고, 보람을 느끼긴 했는데 공부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개발자 지원 팀장으로 있는데 지원 기술 목록을 보면 137개나 됩니다. 여러분들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마이너한 제품도 공부해서 따라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힘들었습니다.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동료를 만든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내일 회사에 다시 출근할 수 있게 하는, 함께 하는 좋은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저에겐 힘이 됐습니다. 결혼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죠.


김문정 소프트웨어연구소 오피스 팀 수석연구원(이하 김문정 부장): 깊이 생각해 본적은 없는 것 같네요. 1년차, 3년차, 5년차 마다 고민을 했던 것 같고. 1년차는 제가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가 아니었는데 제 팀은 그 분야 석박사 분들로 이뤄진 곳이었습니다. 비전공자 입장에서 ‘까만건 코드고 하얀 건 화면’이라는 거. 막상 조직을 유심히 살펴보니 남자 선배들은 담배를 피우면서도 서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정보도 나누더라구요. 회식 때도 마찬가지였조. 담배를 안피우지만 그곳에 쫓아가서 이야기도 듣고 회식 때 절대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함께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팀원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 것 같구요.


3년차에는 다른 일을하고 싶어서 기획업무쪽 일을 했는데 2년하고 나니 ‘별거 아니다’라는 자신감도 얻게 됐습니다. 저는 전통적인 개발자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5년차에 테스터로 옮겼습니다. 아까 조 부장님이 경쟁 속에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테스터는 버그를 많이 잡아야 좋은 테스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내에 800명이 넘는 테스터가 있는데요. 버그를 찾아내고 이것이 얼마나 의미가 큰 버그였는지 얼마나 의미있는 발견이었는지 공유를 합니다. 치열한 경쟁이죠. 월화수목금은 철저히 회사일을 했고, 주말엔 철저히 가정에 충실했습니다.


우리 조직은 개발 환경을 만드는 조직입니다. 사람들이 안들어오다가 최근에 갑자기 들어옵니다. 제가 말단을 하다가 갑자기 매니저 일을 시작했는데 후배들 관리도 힘들고, 또 정말 뛰어난 후배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14년차 개발자 질문)


조인순 부장 : 저희팀은 모두 개발자 출신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저희팀 안에 18명이 있는데 6명은 여성, 나머지는 남성입니다. 저희 제품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우리나라 개발자를 지원하는 역할입니다. 저희팀에는 팀장인 저보다 연차가 높으신 분도 있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계십니다. 또 개발자분들은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십니다. 자존심과 자부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걸 인정하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분들 능력을 인정하고, 그 분들이 더 잘한다는 걸 인정했을 때 일을 더 잘하십니다. 물론 처음엔 저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이런 점에서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을 때 잘 받아들이지 않았죠. 첫해 평가에서 제가 수난을 좀 겪었습니다. 그 후 서로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년 동안은 기대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해줬습니다. 제가 잘못본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제가 본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오해도 풀리고 팀워크도 좋아졌습니다. 제가 매니저로 6년차인데 상급자와 하급자가 아니라 동료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팀원들이 더 발전할 수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경력자들은 그런 부분이 미진하면 다른 데로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점이 쉽지 만은 않죠.


김지영 부장 : 첨언을 하자면 기본적으로 우리팀에 있는 조직원들 하나 하나가 꼭 발전하도록 했습니다. 팀으로서 일할 때 개인들의 퍼포먼스 위주로 접근을 했습니다. 잘 한 일에 대해서는 제 위의 매니저와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저와 1:1로 면담하면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잘 한 부분은 북돋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선수와 트레이너가 있는데 트레이너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수에게 맞춰야겠죠.

또 하나는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우리팀에만 묶어 두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실력 있는 팀원을 내보내면 바로 저에게 업무 부하가 오지만 그 팀원의 미래를 본다면 한 곳에만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해줄 필요도 있습니다.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해당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목표를 달성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인순 부장 : 한가지 더 말하자면 이왕 하는 거 시작이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팀장과 팀원이 1:1로 만나도록 시스템화 돼 있습니다.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서로의 고민이나 충돌들을 푸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 매니저에 비해 저녁 술자리에 자주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팀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미리 적어서 해달라고 하고 답변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이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도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알아가죠. 처음에는 서로 쑥스러웠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신입 사원을 받았다가 더 이상 안받고 있습니다. 대학 때 배운 기술과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 격차가 너무 크다보니 신입 사원들이 지레 겁을 먹고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갭을 줄이기 위해 조언도 하고 책도 사주고 테스트도 같이 하는데 쉽지가 않거든요.


조인순 부장 : 우린 신입 사원을 안 뽑는 조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조직도 오래 가려면 신입 사원을 뽑아 체계적으로 키워보자고 했습니다. 인사 적체 문제도 있었고 해서 시도해 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우리가 신입 사원들을 키워 본 경험이 없었다는 겁니다. 기존 구성원이 가르쳐야 하는데 모두들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죠. 서로가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신입 사원을 교육시킬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급한 전화가 와서 나갔다 왔더니 다른 부장님들은 벌써 의견을 발표하고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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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김문정 부장 : 자기 계발? 머리는 나이들면서 굳어집니다. 해법이라면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집에 가서도 꼭 다시금 자기 분야에 대해서 학습을 해야 합니다. 그걸 안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 순간도 이걸 놓치면 안됩니다. 회사 업무를 하더라도 하루에 한 두 시간은 자신에게 투자하도록 해야 합니다. 내 스스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죠.


조인순 부장 :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발을 잘못들인 것이죠.(웃음). 70%는 일을 통해서 배우고 나머지는 동료나 책, 교육을 통해서 배운다고 봅니다. 코 앞에 있는 코드만 보지 말고 한번 더 생각해보고 한박자 더 깊이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본인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김지영 부장 : 전체를 파악하고 나서 내가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고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 혼자 공부를 못하는 성격입니다. 의지가 강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룹 세미나를 많이 했습니다. 챕터를 하나씩 나눠서 같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죠. 또 일부러 시험을 보기 위해 등록을 하면서 공부를 합니다. 타의에 의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곳 저곳 이직을 많이 했습니다. 목표를 잡아야 할 시점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니저를 거처 컨설턴트가 되고 싶기도 한데 좀 막연한 느낌입니다.


김문정 부장 :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자기 자신이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겠죠. 목표가 있어야 방향을 잡고 빨리 가는 길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를 땐 자기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찾으면 좋을 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개발도 해보고 이것 저것 해봤는데 평생 먹고 살 것 같지 않았어요. 그쪽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저는 남들과 달리 어려서부터 옷을 사러 가도 흠집이 있는 걸 잘 찾았습니다. 제가 가게에 가면 주인이 싫어했을 정도입니다. 아주 넓은 도로에서도 많은 차량보다는 그 길가에 있는 쥐를 더 잘 찾았습니다. 이상하죠. 그러다보니 지금 테스터가 됐죠. 단 1%라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조인순 부장 : 뚜렷한 미래 모습을 생각하지는 못한다고 봅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어느 대학 어느 과에 갈지 고민했고, 졸업할 때는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할까 고민했었죠. 전 지금 일이 싫지 않다면 지금 현재 일에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오래 회사 생활을 할지 몰랐습니다. 하다보니 또 다른 길이 열렸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아 내 인생의 끝이 어떠해야 되겠다 정도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김지영 부장 : 아이가 있음으로 해서 행복합니다. 키워줄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낳으세요. 출산이 절대로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엄마가 일하는 걸 많이 이해해줍니다. 회사에선 회사일만 하고 집에선 절대 회사일은 안합니다.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숙합니다. 제가 옆에 있었다면 제가 가진 그릇 크기의 아이로만 키웠을 텐데 더 큰 그릇이 된 것 같습니다.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개인적으론 결혼도 안하고 출산도 안하면 반쪽 짜리 성공이라고 봅니다.


조인순 부장 : 저는 결혼해서 남편에게 맞추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가뜩이나 남편은 IT분야가 아니었고 ‘칼퇴근’하는 일을 했습니다. 집에 먼저 와 있는 남편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남편과 회사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저를 보고 스스로 엄청난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한 3년간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해서 내 생활을 남편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서로 오해도 안생깁니다. 아이의 경우는 또 다른 세상이라고 봅니다. 아이가 있어서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3을 거치지 않고 대학에 못 가듯이 하나의 과정이라고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안낳는 것이 직장 생활을 하는 기본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김문정 부장 : 아이가 있어서 회사 생활을 하는 데 더 성숙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없었다면 많은 어려움들을 쉽게 극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오히려 아이가 있어서 사회생활하는데 힘이 됐습니다.


마지막 한마디씩 해주신다면?


김지영 부장 : 여기 오신 여러분들 너무나 부지런하고 이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마음들 변치마시고 내 인생의 목표가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자였습니다. 나도 어렸을 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았지만 한 직종과 직군에 있는 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품 하나만 보더라도 이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개발자와 테스터, 기획자 등 수많은 일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생기면 그 기회를 꼭 잡으시기 바랍니다.


조인순 부장 : 관리자로서 두 가지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매너를 갖춘 멋진 여성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매너를 갖추면 주위에 사람이 모이게 되고 이런 인적 네트워크는 여러분에게 커다란 자산이 됩니다. 두번째는 긍정적인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이 내는 성과는 정말 다릅니다. 즐겁게 일하세요.


김문정 부장 :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셨으면 해요. 여러분들은 충분히 그럴 분들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곳에 참석하셨다고 봅니다. 어디서든 성공할 것으로 봅니다.

저녁 9시 30분까지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그렇게 끝을 맺었고, 준비한 팀들은 조촐한 뒤풀이를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오히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회사일까지 병행하고 있는 여성 개발자들을 보면서 내 스스로가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내도 저런 고민을 안고 지금 사회 생활을 하고 있을텐데 제대로 그 고민을 들어준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늦은 시각 여성개발자들의 모임이었지만 나 자신이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여성개발자커뮤니티와 관련돼서 더 자세한 이야기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운영자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래 글을 클릭하시면 좋을 것 같다. 제 3회 릴레이 세미나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관련글] 한겨레신문 [이사람] “여성 프로그래머 소수이니 뭉쳐야죠”
[관련글] 한국IBM 디벨로퍼웍스 : 서로 세워주는 벗들의 모임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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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sponses to “IT 분야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건?”

  1. 글쎄요

    저는 프로그래머로 일한지 18년차 입니다.
    남자던 여자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어디서든 특별한 대접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잘못된 거겠죠.

    기사 내용에도 있지만 여자니까 라는 생각보다는 여자라서 이런게 장점이야 라는것을 어필하는게 더 중요하겠죠.

    내용중에 반론을 제기 하고 싶은 내용은 대학 때 배운 기술과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 격차가 너무 크다보니.. 라는 질문자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네요.

    대학은 말 그대로 학문을 배우는 곳이지 사회에 나가서 쓸 기술을 배우는게 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입사원을 받으면 최소 6개월은 사회의 조직에 대해서 알려주고 기술을 배우게끔 하는 것이 회사에서 신입사원에게 해야 할 당연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벼도 자라야 쌀이 될수 있듯이 신입사원은 이제 막 심은 벼라 생각합니다. 만일 들어왔는데 신입이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면 좋기야 하겠습니다만 그런 신입직원이 100명중 몇명이나 될까요? 그 몇명이 자신의 부하로 들어온다면 완전 로또의 확율이 아닐까요?

  2. 대학이란...

    저도 윗분 말씀처럼 대학과 현장의 기술격차가 크다는 얘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대학을 기술학교로 만들어서 쓰고버릴수 있는 인재를 뽑아가길 원한단

    선입견이 있습니다. 대학에선 Computer Science를 학문적으로 접근합니다. 그래서 장차 개발자나 개

    발자가 아니더라도 IT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소양을 길러주는 역할을 하는거죠. 기업에서 신입사원보고

    대학에서 배워온게 없어서 못쓰겠다라고 하는건 한마디로 거져먹겠다는 심보입니다. 각 기업에서 필요

    한 기술들은 마땅히 투자해서 가르쳐야죠. 기업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신입사원 육성에 대한 투자는 하지않고 주로 경력사원으로 유지하는 외국계기업들ㅇ
    은 좀 얄미워보입니다.

  3. 조금 다른 생각

    저는 댓글 다신 분들과 조금 다른 생각을 해 봅니다. 예전에 TV에서 누가 말하는 것을 본 것 같기도 한데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은 너무 학문 위주로 치우쳐 있다고 봅니다. 사회에 나오면 그런 원론적인 학문보다는 곧바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이 더 필요합니다. 학문은 귀하고 기술은 천하다는 유교적 인식 때문에 아직도 우리나라는 기술보다는 학문을 중시하는 풍토가 중심이 되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로 학문을 연구해서 석사, 박사, 연구원, 교수 등의 진로를 원하는 사람은 학문을 학문답게 가르치는 대학으로 가고, 그런 것이 맞지 않는 사람은 좀 더 실용적인 기술을 배워 기업이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대학으로 가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인류 전체를 위해서도 더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입 사원을 채용해서 교육도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본인이 어렵게 기업을 이끌어가는데 신입 사원 뽑아서 많은 돈 들여가며 교육시켜 놓았더니 더 나은 조건 찾아 이직을 한다고 하면 누가 신입 사원을 뽑고 싶겠습니까?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는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이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교육 시켜줄 수 있는 회사를 원하겠지요. 내가 신입으로 들어와서 많은 교육을 받고 혜택을 받았으면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내가 받은 것의 몇 배는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단물 다 먹었으니 이제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어찌보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신입 채용과 교육은 가치없는 투자라고 생각하는 기업주, 교육 받고 경력 쌓이면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는 근로자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서로 먼저 풀어주기만 기다리면서 말이죠… deadlock인가요? ^^

  4. 디오네

    솔직히 대학이란데는 왜가는걸까여? 학문적 소양을 쌓는다고여.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여. 그렇다고 실무에필요한 기술을 배우는것도아닌데 정말 졸업장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지 않나여? 남은건 인맥인데.솔직히 대학교때 쌓은인맥보다 직장다니면서 사귄 동료들이 도움은 더되더군여.이직할때 도움도되고. 대학다닌 시간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않지만 그렇다고 꼭 갈필요는 없는거같습니다.직장다니면서도 다닐수 있거든여.

  5. 바부

    여자라서 머어째다고? 나이런글 엄청 짜증난다. 여자라서 특별대우 받고 싶고 그런다는것인가? IT분야에서 남자로서 살아간다는거?이런글은 안나오는가?하긴 3S 끼리 서로 뭉치고 여자는 여자끼리 뭉치고 왕따도 많이 시키더라..

  6. IT수다떨기

    많은 의견 감사합니다. 각자의 고민을 들어볼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는데 혹시 전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여성과 남성간 대립보다는 여성분들이 서로 모여 의견들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전 오히려 이런 자리가 더 늘어나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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