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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과 전화접속의 추억

  도안구 2008. 02. 06 디지털라이프, 삶/여가/책 |

고향집입니다.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십니까?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6시 차를 타고 서산까지 왔습니다. 형님 내외분이 기다리고 계시다가 저희 가족을 태우고 부모님이 살고 계신 집에 도착했습니다. 10시 경에 도착했으니 집을 나선 후 5시간 반이 걸린 셈입니다. 무사히 내려온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시골집에 왔더니 몇가지 변화가 눈에 띕니다. 연탄 보일러가 보입니다. 구들장 걷어내고 기름 보일러를 설치했었는데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촌이라서 도시가스의 혜택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아버지는 “한 3년전이는 한 1도라무에 12만원이었는데 최고비쌀 때가 21만 4천원까지 올라갔었어. 지금은 2만원 내려서 19만 6천원이다. 한달이 두도라무 땠었어.. 시골이서 44만원은 큰 돈이잖여. 겨울이만 보일러 때는디 그래도 시달 살라먼 120만원 넘기는건 우스워. 그리서 연탄 보일러 깔았어.. 연탄은 한 장에 350원여. 하루이 열장쓱, 한달이 300장 때믄 10만원 선이여. 보일러 값이 37만 5천원이구, 설치비 20만원여. 기름에 대면 무지 싼거지. 근디 하루 시번 씩 갈야야 되는디 여간 구찬은 게 아녀”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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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4월부터 장당 450원으로 올라가나 봅니다. 10% 인상인 셈이죠. 연탄에 국고보조금이 있었는데 사용량이 늘면서 국고보조금도 계속 늘다보니 아예 요금 자체를 올려보리는 겁니다. 연탄 보일러가 있으니 거기에 고구마를 구워서 먹었습니다. 맛이 아주 일품이군요.


연탄 보일러를 보니 대전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가 생각나네요. 자취집은 연탄을 땠는데 화덕을 이용한 독특한 방식이었습니다. 화덕에 연탄을 넣어 놓고, 한 가운데까지 깔린 레일을 통해 난방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가끔 레일을 탈선하는 화덕을 꺼내고 밀어 넣은데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등줄이 오싹 합니다. 만약 연탄 가스라도 올라왔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고 말입니다. 연탄 보일러를 설치한 집들에서 심심하면 사고가 났었는데 저희는 아예 화덕을 아래에 놓고 잠을 잤었으니..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시던 아버지가 신문 배달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십니다. 아버지는 조선일보의 광팬이십니다. 저희집은 읍면 소재지에서도 10리를 더 들어와야 합니다. 읍면 단위 소재지는 한달 정기구독료가 1만 2천원이라는군요. 근데 읍면 소재지는 각 지국에서 아침마다 신문을 배달해줍니다. 배달료도 없죠. 문제는 바로 저희집 같은 곳입니다. 지국에서 우리 집까지 오기가 힘드니 지국에서 우체국에 가져다 주면, 우체국 직원을 통해서 오후 4시나 5시 경에 집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우표값이 문제가 생기네요. 아버지 말씀으로는 우표값을 구독자가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번 받는데 1000원이랍니다. 신문값이 1만 2천원인데 배달료가 한달 3만원이죠. 아버지는 “읍면 소재지 살먼 새벽이 거져 갔다주먼서 이런 촌은 신문값보다 더 비싼 우편료를 내야 허는 게 말이 되는겨?”라고 불만을 토로하십니다.


막상 그 이야길 듣다보니 바로 초고속인터넷도 그렇네요. 여기는 KT말고 다른 통신사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해를 못할 바가 아닙니다. 서울의 한 구랑 엇비슷한 면적인데 사용자는 100명이 안되니 누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KT야 정부에서 무조건 깔도록 시키고 있으니 마지못해 하긴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쏟아지는 할인율이나 상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컴퓨터 교육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마을 회관에 많이들 모이시는데 거기서 교육이 이뤄지면 좋을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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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은 부모님만 살고 계셔서 초고속인터넷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컴퓨터도 없지요. 그래서 어제 저녁에 전화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천리안에서 유료 사용자들에겐 여전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걸 알고 그냥 신청하고 내려왔습니다. 이 글도 천리안의 인터넷 접속기를 통해서 게재합니다.

42Kbps가나오는군요. “삐비비…..삐……….척컥” 소리를 통해 PC통신을 했던 때가 15년 전이었던 것 같던데 세상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막상 저희 사이트를 비롯해 포털이나 신문사닷컴, 게임사이트들을 돌아다녀보는데 정말 사이트들이 무겁네요. 42Kbps로는 접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지 하나 올리는데도 인내가 필요합니다.

모처럼 모뎀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제 가족끼리 음식을 만들 시간이네요. 저녁에 다시 한번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다들 연탄가스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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