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ERP 시장에서 유닉스 밀어낼까?
2008. 09. 18 Social IT, 뉴스와 분석, 테크놀로지 |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리눅스가 기업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인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장에서 유닉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은 국내외에서 항상 관심거리였다. 특히 해외의 경우 많은 고객 사례가 나오고 있어 국내는 어떤 고객이 첫 테이프를 끊을지 주목됐다.
이런 가운데 드디어 국내 고객사들이 주목할 만한 대규모 사례가 등장했다. 세계 철강 업계의 대표 주자인 포스코(www.posco.com)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메일 시스템을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기반으로, 생산관리시스템(MES)의 EAI를 제이보스 기반으로 구축, 운영중이다.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포팅시키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던 포스코가 이번에는 ERP 시스템에서 유닉스를 밀어내고 리눅스를 선택한 것. 다시 한번 국내 IT 역사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주목받게 됐다.
포스코는 현재 자사의 ERP 서버, 공정, 메일 시스템을 포함, 약 120여대의 서버를 RHEL 기반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ERP 서버는 기존 유닉스 시스템에서 리눅스 시스템으로 전환한 사례이며, 포스코는 이후 진행되는 서버 교체 작업에서 애플리케이션 서버를 위주로 리눅스 마이그레이션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포스코는 기존에 생산관리시스템 (MES)의 EAI를 미국의 상용 소프트웨어인 피오라노 기반에서 구축, 운영했으나 자사의 계열사인 포스데이타에서 제이보스 WAS(웹 애플리케이션 서버)와 MQ를 기반으로 UCube를 제작함에 따라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했으며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정완 포스코 정보기획실 정보서비스 그룹 과장은 “IT 트렌드가 급변하고 이에 따른 사용자의 수요도 점점 다양해져 가는 상황에서 오픈소스를 도입함으로써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특히 RHEL은 제품이 아닌 서브스크립션에 대해 지불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을 현격히 줄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들과의 상호운용성이 높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리눅스 기반 ERP는 정부의 시범 사업에서 적용된 적은 있지만 포스코 처럼 큰 대기업이 적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3년전 SKC&C가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포팅해 ERP를 가동한 경우는 있었지만 유닉스 시스템 자체를 걷어내고 리눅스가 대체한 큰 규모는 이번이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리눅스 기반으로 ERP를 가동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국오라클도 이번 포스코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고객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첫 사례가 등장한 만큼 다른 고객들의 관심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대목에 대해서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확산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들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오픈 소스 분야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이미 내부적으로 리눅스와 관련된 검증을 수년간 해왔다. 그만큼 준비된 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등장했다”고 전하고 “이에 비해 다른 기업들은 리눅스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고는 있지만 내부 인력들의 기술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쉽게 ERP 운영 시스템인 유닉스를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고객들의 기술 수준 이외에 유닉스 서버 진영에서도 포스코와 같은 상황이 그리 달가와 하지 않고 있어 시장 확산까지는 여전히 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례가 많이 등장할 수록 유닉스가 탑재된 서버 판매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첫 사례가 등장한 것에 대해서 레드햇은 상당히 고무돼 있다.
리눅스 열풍의 사각지대인 국내 시장에서 리눅스가 대규모 핵심 시스템용으로 사용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는 점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미세하지만 꾸준히 적용 사례를 넓혀가고 있는 리눅스가 유닉스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