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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태터, ‘나당연합’이 될 수 있을까

  김상범 2008. 09. 12 뉴스와 분석 |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자웅을 겨루던 삼국시대를 평정한 것은 객관적으로 가장 열세로 평가되는 신라였다. 신라는 중국의 당나라와 연합한 이른바 ‘나당연합’을 통해 대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을 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손을 잡는 것이다. 신라가 그랬고, 당나라 역시 그랬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딱 들어맞았고 해서 결국 손을 잡고 서로의 이해를 얻어냈다.

구글이 태터앤컴퍼니를 인수했다. 그렇다. 이 사실을 놓고 나당연합을 떠올린 것은 구글을 당나라, 태터앤컴퍼니를 신라의 자리에 바꿔놓으면 딱 들어맞는 모양새가 나오기 때문이다. 억측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사실 이 ‘나당연합’이란 말을 떠올리게 만든 것은 태터앤컴퍼니의 노정석 대표다.

올초 어느 자리에서 노 대표가 꺼낸 말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나당연합’이었다. 올해의 인터넷 생태계, 나아가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전망을 나누는 자리였는데, 거기서 노 대표는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독점적 구조를 비판하면서 이 구조를 깰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나당연합’을 제시했었다.

블로고스피어가 확산되고 있고, 태터앤컴퍼니가 설치형 블로그 툴의 대명사 ‘태터툴즈’를 기반으로 블로고스피어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네이버라는 벽은 너무도 견고했다. 특히나 네이버의 폐쇄성이 늘 블로거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고 그 비난 세력들이 네이버를 벗어난 블로고스피어를 만들고 있지만, 네이버라는 성을 공략하기에는 힘에 겨웠다.

이같은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록 외세이긴 하지만 강력한 상대와 손을 잡아 힘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게 노 대표의 이야기였다. 나당연합이라는 말은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든 비유였다. 그때 당나라의 역할모델로 제시된 것이 구글이었다. 구글은 중원을 호령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다음, 특히 네이버라는 거대한 벽을 넘는데 힘겨워하고 있었다.

아무튼 나당연합은 성사됐다. 연합은 이뤄냈으니 결국 삼국통일까지 완성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섣불리 그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고, 한가지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구글-태터 연합의 결과를 좌지우지할 중요한 요소로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블로그라는 것이다.

구글과 태터 연합의 중심고리는 분명 블로그다. 구글이나 태터나 대한민국 블로거들의 든든한 후원세력이자, 지지세력이다. 구글은 블로거들을 대신해 기업들로부터 광고를 받아 세계 블로거들에게 광고수익을 나눠주고 있다. 블로거들은 구글이 그렇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거대 플랫폼을 만들어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네이버에 대한 반감이 블로거들을 구글에 더 호의적으로 기울게 해왔다. 이런 블로거들에게, 네이버를 떠나서도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고, 더구나 아주 개방적이고 자율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손쉬운 블로그 툴을 제공해준 것이 태터앤컴퍼니다. 그것도 공짜로… 국내 설치형 블로그 툴 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것이 ‘태터툴즈(Tattertools)’다.(지금은 이름이 텍스트큐브로 바뀌었다) 설치형 블로그를 회원가입만 해도 쓸 수 있게 해주는 곳이 티스토리인데, 이 티스토리도 태터툴즈를 기반으로 시작했다.

이같은 이유로 이번 연합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국내 블로고스피어의 반응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연합이 만들어낼 블로그 서비스에 국내 블로거들이 얼마나 호의적으로 참여할 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블로그 서비스의 변화를 선언했다. 블로그들로부터 늘 지적받아온 폐쇄성도 벗어보겠다고 했고, 파워블로거 지원 정책도 시작했다. 이같은 변화 선언을 블로거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태터 연합이 공세의 칼을 갈고 나선 것이다.

다음은 구글보다 먼저 블로그를 앞세워 네이버를 공격해 온 곳이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보다는 먼저 다음에서 구글과 태터의 연합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민감한 정도 이상일 지도 모르겠다. 태터앤컴퍼니와 다음은 네이버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티스토리를 함께 만들어 운영해 온 사이다. 그런데 태터앤컴퍼니가 티스토리의 지분을 다음에 모두 팔아 넘기고 난 후 태터앤컴퍼니가 최근 베타서비스에 나선 것이 텍스트큐브닷컴이다. 사실상 티스토리와 같은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다. 그런데, 이 텍스트큐브닷컴을 태터앤컴퍼니가 운영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을 수 있다. 어차피 체급이 달랐다. 하지만 이제 텍스트큐브닷컴을 구글이 운영한다면, 맞상대가 나타난 셈이다.

구글은 이미 자체 블로그 서비스(blogger.com)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국내에서는 블로거닷컴 대신 텍스트큐브닷컴을 앞세울지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블로고스피어와 관계를 국내 포털과의 경쟁에서 강력한 신무기로 내세울 작정인 것은 이번 태터앤컴퍼니 인수로 분명해졌다.

과연 나당연합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블로고스피어는 이번 연합을 어떻게 평가할 지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트랙백 : http://bloter.net/archives/6095/trackback

8 Responses to “구글-태터, ‘나당연합’이 될 수 있을까”

  1. 아크비스타 :: 아크몬드의 비스타블로그

    태터앤컴퍼니와 구글코리아 한솥밥 먹다!…

    태터앤컴퍼니와 구글코리아가 한 식구가 됩니다. 오늘(9월 12일)자로 텍스트큐브닷컴, 이올린, 태터툴즈의 태터앤컴퍼니(Tatter and Company, TNC)를 구글코리아가 인수했다는 엄청난 소식을 늦게서야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나… 포스팅 하지 않을 수 없는 빅뉴스! JH님이 만든 태터 툴즈를 시작으로 텍스트큐브닷컴, 이올린 등을 서비스하는 태터앤컴퍼니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Google에 인수되는 벤처기업의 대열에 올랐습…

  2. 아크몬드

    흥미진진합니다…

  3. 바실리카

    “나당연합” 재미있는 표현 입니다.
    상장도 되어있지 않은 작은 회사 태터앤컴퍼니를 구글이 인수했다는 기사가 전 언론의 IT 섹션 탑으로 올라가는 것은 그만큼 큰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당연합으로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었지만 국가가 왜소해지는 결과를 만들었는데 태터와 구글코리아의 나당연합은 우리 인터넷기업이 세계속에 우뚝 설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 입니다.
    좋은 글 보고 갑니다.

  4. ▒ ▒ 바실리카 (BASILICA) - 열린 공론장 ▒ ▒

    구글코리아의 태터앤컴퍼니 인수 의미…

    황의홍 추석 연휴를 앞두고 TNC에서 날라온 메일 한통 ‘태터앤컴퍼니, 이제 Google과 함께 합니다”는 다른 일을 못하게 할 만큼 빅뉴스다. * 관련기사 : 구글, 한국 기업 첫 인수(연합뉴스) 개인적으로 “TNC”가 창사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결과물이나 기술력, 기업의 정신, 구성원들 하나하나를 뜯어 보았을때 우리나라 인터넷 역사를 새로 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 오고 있던 터였다. 티스토리를 통해서 그 위력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최근 …

  5. 박재현

    나당연합이란 표현은 무척 인상적이고 재미납니다. 그러면 네이버가 고구려인 셈인가요^-^ 역사를 보는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외국의 힘들 빌려 통일을 이룬 신라가 아니라 고구려가
    삼국 통일을 했다면 또 다른 역사가 펼쳐졌다는 시각도 있읍니다. 더불어 구글과 테터앤컴퍼니는 연합이 아니라 그냥 구글이라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사업적으로 테터앤컴퍼니는 성공적으로 사업을 정리한 것이고 이젠 구글이 해당 사업을 자신의 전략으로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6. 싼바

    사업적으로 태터앤컴퍼니는 성공적으로 사업을 정리한 것이고… 가장 현실적이고 어쩌면 가장 정곡을 찌르는 분석입니다. 역시 사업을 해보신 분이시라… 박재현님 어찌 적응 잘 하고 계신지요.

  7. 음..

    글쎄요. 나당연합… 솔직히 부정적 느낌이 많이 드네요.
    외세의 힘을 빌려 통일한거라 틀린말은 아니지만, 어감자체로만
    보면 좀..

  8. 카메룬

    애초 처음부터 작정하고 블로그를 찾아가는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검색-> 결과 -> 블로그 방문의 단계를 거치는 유저들을 고려해 본다면
    네이버의 절대적 우위는 계속되리라고 보는데요?
    구글이 태태연합을 통해 블로그에서 우위를 가진다고 해도
    키워드, 뉴스, 이미지, 동영상 등등의 검색에 있어서
    네이버의 견고함을 뚫지 못하는 이상
    구글의 고전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봅니다.
    더군다나 네이버는 다음과 더불어 커뮤니티라는 큰 무기를 가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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