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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1인 미디어…”촛불 이후엔?”

  이희욱 2008. 06. 27 뉴스와 분석, 디지털라이프, 사람들 |

“촛불시위를 계기로 그동안 블로그에 대한 기존 미디어들의 냉소적 평가가 바뀌었다는 점이 큰 변화라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제법인데’ 정도였는데 인식이 바뀐 것이죠.”(블로거 ‘거다란’)


“블로거뉴스 기자 자격으로 촛불시위 현장을 취재했지만, 여건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명함을 프레스카드 대신 내밀어야 마지못해 취재를 막지 않는 정도였죠. 일반 시민으로 서 있을 땐 나를 얼마나 함부로 대할 지 생각하니 씁쓸하더군요.”(블로거 ‘창천항로’)


성난 거리의 함성을 안방으로 생생히 전달한 주역들이 촛불시위를 얘기하고자 모였다. 왜 촛불시위일까. 1인 미디어들의 힘이 폭발적으로 드러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촛불에 나타난 1인 미디어의 발전방향’. 언론인권센터 주최로 6월26일 관훈클럽에서 열린 토론회는 촛불시위에서 존재감을 뚜렷이 부각시킨 ‘거리의 저널리스트’들을 다뤘다. 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이들은 어떻게 전통 미디어들을 조롱했는가. 거리에서 보여준 1인 미디어의 파괴력을 ‘촛불 이후’에도 잇는 방법은 무엇일까.


“촛불시위는 1인 미디어들의 ‘점멸등 운동’”


“얼마전 어느 블로그에서 촛불시위대와 전경의 대치 상황을 구글 어스를 이용해 표현해놓은 것을 보았다. 시민들은 위성지도까지 동원해 현장을 전달하고 시위 방향을 논의한다. 촛불시위는 시민들과 이명박 정부의 디지털 격차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발제를 맡은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지금의 촛불시위는 웹2.0 방식의 오프라인 시위”라고 말했다. 이들은 ▲광화문 광장을 ‘플랫폼’으로 ▲지도부 없이도 시위로 단련된 ‘선수’들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위력적으로 시위를 전개하는 집단지성을 보여주며 ▲자발적으로 번갈아 참석하며 두 달동안 롱테일 시위를 잇고 ▲’촛불소녀’, ‘예비군 부대’, ‘아줌마 부대’, ‘명박산성’, ‘시민토성’같은 내러티브를 끊임없이 창출한다는 것이다.


촛불에 나타난 1인 미디어의 발전방향


민 교수는 이런 현상을 “거리의 저널리즘이 발현된 사실상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하나의 불빛이 붙박이로 서서 불을 밝히는 ‘가로등’과 달리, 수많은 작은 전구들이 전선으로 연결되며 끊임없이 불을 밝히는 ‘점멸등’ 방식의 운동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인 미디어가 안정된 미디어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루머’와 ‘팩트’를 선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특정 주제에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며 “1인 미디어의 권익 보호에도 눈을 돌릴 때”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토론회를 빛낸 건 두 달동안 현장을 지키고 전달한 1인 미디어들의 생생한 목소리였다. 직접 캠코더를 들고 거리 현장 곳곳을 생중계한 나동혁(BJ명 ‘라쿤’) 씨는 프리젠테이션 화면 대신 두어 달 동안 자신의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틀었다. 나동혁 씨는 쇠고기 고시 발표 직후인 5월25일 거리 시위에서 모든 방송국 카메라와 CCTV가 꺼진 새벽 시위현장을 홀로 캠코더로 생방송해 주목을 받았다. 수많은 ‘라쿤’들이 촛불집회에서 쏟아내는 생생한 화면들은 1분 안팎의 화면, 기사 몇 줄로 일방적으로 현장을 전달하는 기성 미디어들을 보기좋게 조롱했다.


그는 “1인 미디어들이 실시간으로 혹은 자기 블로그에 동영상과 사진을 올려도 일부 언론은 사회문제에 대해 자의적 해석으로 왜곡된 기사를 쓰고 있다”며 “왜곡된 정보 수용에 조금이라도 저항하고자 현장을 중계했다”고 기성 언론을 일갈했다. 나동혁 씨는 이날 토론회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광고주 불매운동, 각성제 안 돼…처방전 틀렸다”


하지만 촛불시위의 열정과 감동을 넘어 ‘1인 미디어’의 역할을 차분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토론자로 나선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전통매체 종사자들 가운제는 촛불시위 속 여러 현상들이 이벤트 성격이 짙고 지나치게 유희적이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시위를 바라보는 전통 미디어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최 기자는 “신문 뉴스룸 내부에서도 촛불시위 과정에서 나타난 전통매체에 대한 거부감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촛불시위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어떤 형태로든 반영하는 ‘수세적 소통’으로 전환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종이신문은 뉴미디어를 외면하고 변하려들지 않는다’는 일반적 시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전통매체도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실제로 변화 움직임이 내부에선 진행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1인 미디어들이 전통 미디어들의 컨텐트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1인 미디어들의 ‘감시와 견제’ 역할을 강조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 신문에 대한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광고주 불매 운동의 정당성 여부와 별개로, 이 운동이 저널리즘 내용을 신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원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1인 미디어들이 전통 미디어에 가진 불신과 비판을 좀더 다른 관점에서 슬기롭게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최 기자는 지적했다.


시위 동영상 무단 사용시 저작권·초상권 침해 우려도


1인 미디어인 블로그의 법적 문제를 환기시킨 것도 토론회의 수확이다. 이를테면 시위 현장을 포착한 동영상을 무단 사용했다간 저작권과 초상권에 걸릴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토론자로 참석한 장주영 변호사(언론인권센터 ‘1인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는 “현장중계 동영상이 단순히 현장을 평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뉴스 현장을 포착해 촬영했다면 저작물로 보호될 여지가 있다”며 “저작권법 28조에 의하면 공표된 저작물은 ‘정당한 범위’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사용돼야 하는데, 실제로 이 조항에 따라 저작물을 자유로이 이용하는 데는 상당히 제한이 있다”고 법적 한계를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또 “CCL이 있지만 저작권자가 직접 표시하는 저작물에 한해서만 이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며 “저작권자 허락 없이 공정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집회 현상을 중계할 때나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을 할 때는 불필요하게 타인의 얼굴을 촬영해 초상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모자이크 처리 등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토론회는 두 시간을 넘겨 끝났다. 현장 참석자는 물론 방청객과 인터넷 실시간 시청자들이 새로운 소통수단으로 부상한 ‘거리의 저널리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촛불 이후 1인 미디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진도를 내지 못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낙담할 건 없다. 촛불은 아직도 거리를 밝히고 있다.


이희욱

asadal입니다. '우공이산'(http://asadal.bloter.ne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사회적 웹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오픈소스, CCL 등을 공유합니다. asada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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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갈림길 선 1인 미디어…”촛불 이후엔?””

  1. 익명

    ‘?ㅽ듃由ы듃 ??꼸由ъ쬁’ 1??誘몃뵒?대? ?..

  2. newrun

    1인 미디어의 특성상 발전 방향을 굳이 정리해낼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블로그로 대변되는 1인 미디어가 우리의 문화와 미디어의 거부 할 수 없는 큰 축이라는 것을 서로 인정하고 다양한 소리가 나오고 주목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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