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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위기론은 허구다

  기쁘미 2008. 04. 01 삶/여가/책 |

A라는 회사가 있다. 역사도 오래됐고 규모도 큰 편이다. 명함 내밀면  남들한테 부러움섞인 시선도 받는다. A는 오너경영체제다. 오너의 말한마디에 전조직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한마디로 군대다. 까라면 까야 한다.

A에 새로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은 메스게임이 포함된, 소위 신입사원 연수라는 것을 받는다. 회사 경영진은 당연이 밟아야 하는 코스라고 보고 있다. 현대자본주의에서 이러한 군대식 사원 교육이 보편적이지 않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A안에서는 어느 부서장이 부하 직원들을 향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하는 요상한 상황도 심심치 읺게 벌어진다. A는 조직에서 이런말이 나오는게 이상할게 없다고 믿는쪽이다. 절이 움직일 수는 없다는게 이유다. 때문에 A는 이런말이 떠도는 조직은 살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한다.

A는 대한민국이 IMF 폭격을 맞기전만해도 그럭저럭 종신고용을 보장하는 편이었다. 말만 잘들으면, 직원들을 내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IMF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선진경영이란 구호아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그 자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채웠다. 나아가 A는 외부 아웃소싱을 늘리고 수십년간 운영해온 공장도 외국으로 옮겼다. 인건비 절감이 이유였다.  체코에서 만들어진 볼보는 볼보가 아니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는 종신고용제를 포기하지 않은 기업들이 결국 공황을 이겨냈다는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A는 오너 중심체제지만 알게모르게 파벌싸움이 존재한다. 왕당파가 있고, 그 대척점에는 개혁파가 있다. 왕당파 혹은 개혁파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사이의 요상한 경쟁들이 극대화되면서 중은 한명씩 절을 떠나고 있다. 그러면서 조직은 획일화되간다. 그놈이 그놈이다. 튀면 정맞는다.

A는 지역사회와의 공존에는 큰 관심이 없다.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속으로 스며드는게 필승카드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단기 이윤 추구에 무게를 둔다. A도 할말은 있다. 주주들이 이렇게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단다. 이런 가운데 해외 유명 기업들은 점점 지역 사회와의 밀착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A의 기업관은 기업은 내버려두면 알아서 다 잘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만큼, 정부 간섭에 거부감이 크다. 다행스럽게도 A를 규제하는 정부도 시장을 강조하고, ‘기업하기좋은 나라’를 넘버원 정책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슬로건이 판치는 가운데서도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고 있다. A와 같은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켜놨더니만 중소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규제를 풀고 간접 비용을 줄여주면 경제학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완전경쟁 상태에 가까워질 줄 알았는데 결과는 대부분의 산업이 독과점 상태로 재편됐다. 대기업들이 쌓아놓은 진입장벽은 이제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 중소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경쟁전략으로 생각하는 대기업도 그리 많지 않다. 갑과을의 주종관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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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권일씨가 한국 기업들의 조직 문화에 담긴 문제점을 지적한 <샌드위치위기론은 허구다>에서 다뤄진 내용을 나름대로 추려 정리해봤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조직 모델이 변화하는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으며 이는 곧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한국 자본주의가 부딪히고 있는 근본적인 위기의 한가운데에 유신정권의 재벌 체계 이후로 형성된 대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점이고, 또 그런 대기업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들이 외부만이 아니라 그 내부에서도 조직 모델에 위기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워낙 대기업 중심으로 진화한 한국경제다보니 이런 기업의 위기는 금방 국민경제위기로 전환되며 단순히 돈 버는 사람들의 일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조건 자체도 변하게된다.”


저자들이 제시한 위기 탈출의 해법은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직원들이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내부 직원들간 경쟁과 협업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말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기업 문화는 과감하게 대청소해버리라는 것이다.

경영하는 사장님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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