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
2008. 02. 11 삶/여가/책 |
구글이나 애플 등 디지털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업체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영웅주의 코드가 진하게 묻어나온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듯한 신비감이 있기에, 대중들은 이들 업체에 열광하고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나 이같은 영웅주의 코드는 미디어를 통해 걸러지고 일부는 각색된 것이기에 100% 진실을 담았다고 볼 수는 없다.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세상을 뒤흔들었다는 관점만으로는 어떤 기업이 왜 성공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는 세상을 놀라게한 수많은 이노베이션들이 한방에 나온 결과물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꾸준한 노력에 더해 여러가지 시대적 상황들이 제대로 결합돼 만들어진 것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노베이션은 단 한번의 마술적 순간을 통해 등장하는게 아님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데, 이노베이션은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고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었다’식의 신화는 존재할 수가 없다는 얘기였다.
구글도 그랬고 애플 또한 그러했다. 이를 위해 저자가 인용한 피터 드러커의 말은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모든 이노베이터들은 업계를 혁명시킬 어떠한 엄청난 발상으로 수백억달러의 사업을 만들거나 간밤의 벼락부자를 갈망하지도 않는다. 순식간에 뭔가 큰 것을 만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은 백발백중 실패를 맛본다. 당연히 잘못된 일을 하는 셈이다. 매우 거대하게 보이는 이노베이션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고보면 실제로는 기술적 기교에 지나지 않거나 적당한 지적 능력에서 나온 이노베이션일때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 같은게 그처럼 거대하고 수지맞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았던가?”
이노베이션을 위한 성공방정식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노베이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자본과 주변 환경도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이것만으로는 턱도 없다. 어느정도 운도 따라줘야 한다. 플리커, 3M 포스트잇 등은 당사자들이 처음 의도했던게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낸 이노베이션이다.
역사는 뛰어난 기술이었음에도 시대를 잘못만나 무덤속으로 들어간 기술들도 수두룩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때를 잘만나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이노베이션앞에는 당사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너무도 많이 깔려 있다. 이런 요소들을 인정하게 되면 비로소 이노베이션 영웅의 업적을 숭배하는 일에서 떨어져 나올 수 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려는 당사자들의 꾸준한 노력과 약간의 행운이 결합돼야 이노베이션이라는 ‘신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저자의 논리를 접하니 비즈니스는 신화가 아니라 차근차근 한걸음씩 해나가는 진지한 과정의 연속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처럼…
<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는 이노베이션이 탄생하기까지 거치게되는 다양한 장애물들도 다루고 있다. 아이디어가 활발하게 나올 수 있는 조직 환경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는데, 읽고나서 내가 지금껏 속했던 조직은 아이디어가 제대로 숨을 쉴만한 분위기가 아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나 스스로도 ‘아이디어 킬러’였다.
다음은 저자가 무심코 아이디어를 억압하는 표현들의 예로 든 것들이다.
-이미 시도해봤어.
-이제껏 해본적이 없어.
-지금은 해낼 수 없어.
-절대 가능하지 않을꺼야.
-우리 예산 밖이야.
-별로 흥미롭지 않은데.
-시간이 부족해.
-경영자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꺼야.
-내 역량 밖이야.
-대다수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을꺼야.
-많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니야.
-왜 이렇게 어리석니?
-너는 말만 안하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상당 부분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때 다름 사람한테 들었거나,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대해 내가 사용했던 표현들이다.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오면 다음부터는 가만히 있는게 상책이란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위의 표현들이 난무하고 있다면 좋은 아이디어가 제대로 빛을 보기 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그저그런 아이디어만 넘쳐날 것이다.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아니라 키우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한데,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무턱대고 완벽한 아이디어만을 만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는 다른이의 생각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






2008-02-18 at 10:37 오후
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 - 스콧 버쿤 지음, 임준수 외 옮김/한빛미디어 첫번째 장에서 ‘Epiphany’ 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금은 낯선 단어인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사전을 찾아보아도 비슷하게 나올겁니다. 어떤 것의 의미나 핵심을 불현듯 깨닫게 되는 현상을 말하며 불교적 용어을 빌리자면 돈오(頓悟) 같은 것을 말한다. (1): a usually sudden manifestation or perception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