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이 이동통신 망개방을 선언한 이유
2007. 12. 06 뉴스와 분석 |
미국 양대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지난주 망개방을 선언했다.
2008년 하반기부터는 버라이즌이 판매하지 않는 휴대폰들도 자사 네트워크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게 골자다. 음악 다운로드 등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과 서비스를 강력하게 통제해왔던 지금의 방식과는 180도 다른 길을 걷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런만큼 파격적인 조치라는 꼬리표가 달라붙는다.
개인적으로도 놀랍다. 망을 개방하겠다는 것은 네트워크에 대한 헤게모니를 일부 포기하겠다는 뜻이 아닌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는 그동안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력을 앞세워 휴대폰 제조 업체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에게 철저하게 ‘갑’ 행세를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버라이즌이 망개방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파격적 조치’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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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열린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보였던 버라이즌은 왜 개방을 선언하고 나섰을까? 기업의 의사 결정은 이익과 무관치 않음을 감안하면, 버라이즌의 이번 조치도 주판알을 튕긴 결과물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비즈니스위크(BW) 인터넷판과 AP통신에 버라이즌의 망개방이 가져올 효과를 다룬 기사가 실렸다. 읽어보니 신규 매출원 확보와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BW에 따르면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경영진들은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비용은 줄이고 성장은 계속하기 위한 일환으로 망개방 카드를 들고나오게 됐다. 망개방이 되면 다른 업체들도 버라이즌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닷컴이 얼마전 전자책(e-북) 전용 단말기 ‘킨들’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다. ‘킨들’ 사용자들은 전차책을 내려받으려면 스프린트 넥스텔 네트워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사용자는 스프린트와 어떤 거래도 하지 않았다. 아마존과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망개방 환경에서 아마존과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버라이즌은 이를 통해 네트워크 사용료라고 하는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고객 지원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그것을 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좋은 것을 왜 지금에 와서 하려는가? 일찍좀 하지…이는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현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이미 성숙돼 있다. 성장기에는 폐쇄적인 정책이 유리했을지 몰라도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은 해당 업체가 떠안아야할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성장 속도에 비해 늘어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버라이즌은 현재 25개의 고객 센터를 운영중이다. 각각 천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천300여개 스토어에도 2만여명의 직원들이 있다. 버라이즌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들 직원들은 과거에는 대부분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하루를 보냈는데 지금은 10분의1 정도만 투입하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기존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영인들은 이런 모델은 지속가능한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기에는 오버헤드가 너무 크다.”
BW에 언급된 내용인데, 버라이즌이 처한 비용 부담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망개방이 되면 버라이즌은 자신들이 판매하지 않는 휴대폰에 대한 고객 지원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다리는 걸쳐 놓지만 문제가 생기면 사용자들은 휴대폰 업체나 애플리케이션 업체에 직접 연락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리모드로 들어가보자. BW와 AP통신 기사를 보면 버라이즌은 단단하게 걸어놓은 빗장을 이제 풀어주는게 얻는게 많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얻는것과 잃는 것을 따져봤을때 지금은 개방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버라이즌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를 보여주듯 AP통신은 “경쟁 업체들도 같은 결론에 이를 것이다”는 데니 스트리글 버라이즌 COO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아마존 ‘킨들’를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