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한겨레와 온신협, 위자드닷컴
2008. 01. 14 뉴스와 분석, 디지털라이프 |

위자드닷컴 운영사인 위자드웍스 표철민 사장의 글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한겨레가 위자드닷컴에 자사 뉴스 RSS 위젯 서비스를 빼줄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뼈대다. ‘한겨레’란 브랜드에 대한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이나마 갖고 있던 사람들도 이번 처사에 대해선 실망과 분노를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은 분위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 역시 인터넷한겨레의 대처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허나, 좀더 차근차근 따져볼 일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인터넷한겨레와 위자드닷컴의 문제가 아니다. 배경에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와 RSS라는 새로운 컨텐트 전송 규약에 대한 이해 부족이 깔려 있다.
인터넷한겨레는 유죄, 온신협은 무죄?
온신협은 지난 2007년 3월, ‘디지털뉴스 이용규칙 V3.0′을 공표하면서 RSS 이용에 관한 규약을 신설했다. 추가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온신협의 기준대로라면, 지금의 인터넷 공간은 온통 불법 천지다. 위자드닷컴 뿐인가. 구글의 아이구글 서비스, 한RSS의 주요 언론사 뉴스 RSS 서비스도 모두 온신협의 칼을 받아야 한다. 디지틀조선일보의 ‘마이홈’에 등록된 국내 주요 언론사 RSS 서비스는 ‘사전 이용허락’을 얻은 것인지 궁금하다.
한겨레 또한 온신협의 기준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표철민 사장의 글에 덧글을 단 김정엽 인터넷한겨레 사업팀장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다른 온신협 회원사에 비해 인터넷한겨레의 조치가 좀더 빨랐을 뿐이다. 어차피 터질 수류탄이었다. 인터넷한겨레의 ‘죄’라면 안전핀을 먼저 뽑은 것이다.
그럼에도 인터넷한겨레의 대응은 여러 면에서 아쉽다. 표철민 사장의 말대로 전화 한 통화로 일방적으로 통보할 게 아니라, 정식 공문을 보내고 배경을 설명했어야 옳다. 그게 컨텐트 생산 및 유통사로서의 올바른 대처방식이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덧글로 대처하기에 앞서 공식 입장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밝힐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고 한심하다.
매듭을 푸는 열쇠는 온신협 손에 쥐어져 있다. 이제 온신협이 공식 입장을 밝힐 차례다. ‘약관에 다 나와 있으니, 새삼 공식 입장을 밝혀 뭣하나’라고 맞받을 수도 있겠지만, 핑계다. 이번 논란의 파장을 고려한다면 대표성 있는 협회로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RSS, 공개된 주소니까 마음대로 써도 된다?
이번 논란은 뒤집어 보면 좋은 기회다. RSS 사용범위에 대한 기준을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개된 RSS 주소는 누구나 갖다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허나 이는 저작권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RSS는 일종의 컨텐트 전송 규약일 뿐이다. 풀어 말하자면, 컨텐트를 전달하는 많은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란 얘기다. RSS로 공개된 정보라고 해서 누구나 갖다쓸 수 있다는 것은 저작권법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뉴스와 소식을 전달받는다. e메일로 뉴스레터를 받기도 하고,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속보를 접할 때도 있다.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읽는 사람들은 더 많을 게다.
허나, 그렇다고 인터넷한겨레나 조선닷컴 기사를 상업적 용도로 무단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제 드물 것이다. 공개는 돼 있지만 엄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쯤은 상식이 됐다.
그런데 RSS에 대해선 아직 인식이 설익은 모양새다. ‘아웃링크를 걸어 트래픽을 몰아주니 괜찮지 않느냐’는 것은 이를 가져다 쓰는 이용자의 입장이지, 저작권자의 생각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저작권자를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판단되지만, 법은 상식 대신 저작권자의 ‘허락’을 요구한다. 마뜩찮은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이 그렇다.
뿌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제목과 요약글을 노출하고 해당 컨텐트로 직접링크(딥링크)를 걸어놓은 ‘RSS 부분공개’ 방식이 현행 저작권법상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행위라면, 저작권법을 문제삼을 일이다. 지금의 저작권법이 변하는 컨텐트 소비행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외칠 일이다.
위자드닷컴이 이번 일로 얼마나 황당했을 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서비스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게다. 반발하고, 안타까워하고, 호소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위자드닷컴같은 피해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 늦기전에 RSS 이용 규약과 관련법 손질에 나서야 한다. 이는 국내 서비스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다. RSS 규약 내부에도 컨텐트 이용 규약을 표시하는 코드를 마련하는 식의 기술적 대안도 고려해봄직하다.
아쉽다. 법은 왜 늘 기술을 뒤쫓아야만 하는가. ‘소리바다’ 사태로 불거진 mp3 공유 논란에서 여실히 보았듯이, 법은 새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에야 허겁지겁 관련법 정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나마도 한참 공론화된 이후에 말이다.
확실한 것은 이것이다. 온신협의 지금같은 RSS 이용 규약을 고수한다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퇴행은 불 보듯 뻔하다. 온신협 회원사의 밥그릇 챙기는동안 IT산업 경쟁력은 뒤떨어진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감춰진 코메디, 조선닷컴의 무임승차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사안 하나! 이번 사태를 보도한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기사를 보면 황순현 조선일보 편집국 인터넷뉴스팀장의 입장이 소개돼 있다.
기사를 작성한 서명덕 기자가 소속팀장의 의견을 취재해 반영한 것이리라 짐작된다. 허나 발언 내용을 놓고 보면 기회주의적 대응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디지틀조선일보(조선닷컴)와 조선일보는 엄연히 다른 기업이다. 조선일보 주요 기사를 온라인으로 배포·관리하는 곳은 디지틀조선일보다. 디지틀조선일보는 온신협 회원사다. 따라서 인터넷한겨레처럼 온신협의 방침을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위 황순현 팀장의 발언은 디지틀조선의 입장인가, 개인적 견해인가. 디지틀조선이 RSS 배포에 대한 온신협의 방침을 따른다면, 황순현 팀장의 의견은 이에 정면 배치된다. 그렇다면 온신협의 조치에 대한 디지틀조선일보의 입장 발표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본적으로’란 애매한 단어를 넣어 자신들의 ‘너그러움’을 적절한 시점에서 재빨리 립서비스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얄미운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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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욱
--> asadal입니다. '우공이산'(http://asadal.bloter.ne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사회적 웹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오픈소스, CCL 등을 공유합니다. |






2008-01-14 at 2:01 오후
어려운 문제네요. 관심있는 글이라 일단 트랙백만 걸어두겠습니다.
2008-01-14 at 2:03 오후
오랫동안 잠복해 있던 문제가 터졌다. 지난 11일 개인화 플랫폼 서비스인 위자드닷컴을 운영중인 표철민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http://mrpyo.com/blog/74)에 국내 한 일간지로부터 RSS 제공 금지에 대한 구두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렸다. 표 대표의 블로그 내용에 따르면 ‘개인이 이 언론사의 RSS를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업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때는 사전에 저작권료 협상이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표 대..
2008-01-14 at 2:03 오후
헤.. 트랙백이 안 걸리네용.. –;; http://www.ringblog.net/1190
2008-01-14 at 2:04 오후
http://bloter.net/tt/asadal/trackback/738 http://link.allblog.net/7960745/http://www.ringblog.net/1190 RSS 에 대한 분쟁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 같다. 미디어 콘텐츠, News 2.0에 대한 화두로 잡을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2008-01-14 at 2:20 오후
어떤 부분이 기회적이란 말씀이신지요. 개인적으로 온신협 조항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고, 이 이슈에 대해 언론사로서 밝혀 줄 필요가 있다고 해서 설명을 덧붙인 것 뿐입니다. 한겨레 논란에 끼어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조선닷컴이 동일한 논란에 휩싸이더라도 저는 당연히 온신협 조항을 비판할 겁니다. 함부로 기회주의적이라느니 립서비스라느니 등의 말은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08-01-14 at 2:29 오후
온신협의 방침과 회원사의 방침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조선일보를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08-01-14 at 3:10 오후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현행 저작권법 상에는 RSS 피드 사용에 대한 언급이 있나요? RSS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부분은 단순히 온신협이 발표한 규약으로만 알고 있습니다만…
2008-01-14 at 5:15 오후
1. 포스트의 발단 (0:00) 2. 위자드 닷컴…
2008-01-14 at 7:35 오후
안녕하세요, 미스타표입니다.우선 이번 RSS 논쟁의 불을 당긴 사람으로써 생각보다 크게 공론화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블로거들의 힘에 다시금 놀라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에 해당 사건을 겪고 포스팅한 이후로 많은 분들이 코멘트를 남겨 주셨고, 여러 건의 트랙백을 받았습니다.사실 저는 많이 부족해 토론의 중심에서 언급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만 보다 많은 분들께서 이 문제를 접하고 논의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제가 문제의 쟁점만은 명확하게 지..
2008-01-15 at 12:14 오후
위에 트랙백 걸려있는 인터넷 한겨레를 둘러싼 RSS 논쟁 (08.01.12)에서 현행 저작권법에 비추어 보아도 온신협의 RSS 이용규칙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온신협의 이용규칙과 저작권법에 대한 구분이 살짝 모호하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조선닷컴이 무임승차했다기 보다는 아주 센스있게 대처했다고 생각합니다.
2008-01-15 at 3:48 오후
온신협측 입장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신 취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더불어 온신협 회원사(인터넷한겨레와 조선닷컴)가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온신협은 책임있게 그 의견을 밝혀야 할 줄로 압니다.
다만 조선닷컴이건 한겨레건 그 정치적 당파성의 흔적을 떠나서 이번 한겨레의 대응은 정말 근시안적이고, 경솔한 것이었으며, 조선닷컴 쪽의 발빠른 대응은, 그것을 기회주의라기보다는 순발력이라고 ‘평가’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
트랙백 보냅니다.
2008-01-15 at 3:49 오후
p.s.
제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니..
‘귀하는 차단되었습니다’ 이런 안내문이 뜨네요. ^ ^;;
오류라고 생각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 ^;;
2008-01-15 at 9:24 오후
0. 이하는 온신협에 2007년 3월 5일 개정된 ‘디지털뉴스 이용에 관한 규칙(Ver 3.0)’ 중 RSS에 관한 규정이다(Ver3.0에서 최초로 신설된 규정). RSS (Rich Site Summary)RSS 는 컨텐츠 업데이트가 자주 일어나는 웹사이트에서 업데이트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쉽게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협회 소속의 회원사는 각 사의 정책에 따라 RSS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RSS 서비스는 ㄱ. 이용자가 개인 P…
2008-01-16 at 1:08 오전
RSS에 사용료를 내라는 해외토픽에 올라갈 만한 일을 발생하였다. 이 일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좋은 포스팅을 해주시고 계신데, 이슈를 정확하게 짚고 계신 두 분이 있다. http://minoci.net/369 온신협 RSS 논쟁 - 꼴통 인터넷한겨레 vs. 진보 조선닷컴 : 새드개그맨님의 논의에 더하여 http://sadgagman.tistory.com/37 028. 인터넷 한겨레를 둘러싼 RSS 논쟁 (08.01.12) 이 두 포스트를 찬찬히 읽으면..
2008-01-16 at 10:27 오후
RSS에 사용료를 요구하는 인터넷한겨레(미스타표) 위자드닷컴 표철민 대표의 포스팅을 시발로 폭발한 RSS의 저작권 문제 중간정리. RSS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인 블로거들 사이에는 ‘RSS저작권’이라는 말 그 자체로 폭발할 수 밖에 없는 주제다. 인터넷한겨레와 온신협, 위자드닷컴 (우공이산) 누구를 위한 RSS 뉴스 전송권인가 (그만) 028. 인터넷 한겨레를 둘러싼 RSS 논쟁 (SadGagman) 한겨레 RSS 불허 논란…”저작권자 보호 유의..
2008-01-18 at 5:17 오후
개인적인 일로 며칠 지방에 다녀온 사이, 언론사의 RSS FEED 이용 문제를 두고 블로고스피어에서 한차례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최초의 관련 포스팅 “RSS에 사용료를 요구하는 인터넷한겨레”) 몇 시간에 걸쳐 열심히 링크를 좇다보니, 많은 블로거가 정말 칼같은 의견들을 개진하고 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결방안 또한 자연스럽게 도출되면서 이제는 모종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인상이다. 이런 게 블로고스피어의 힘이고 집단지성으로 대표되는 웹2…
2008-01-28 at 1:13 오전
아주 간단하게 행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단상들을 적어봅니다. 좀 따분하고,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행사중 잠깐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우연히도 ㄱ. 위자드닷컴의 미스터표, ㄴ. 올블의 하늘님, ㄷ. 그리고 이스트라님, ㄹ. 또 블코의 필로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이상 담배피우면서 만난 순서입니다. ㅡㅡ;; ). 그 짧은 대화에(서 나눴던 주제에) 대해 주로 쓸까 싶습니다. ㄱ. 최근 이슈가 되었…